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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본인이 벌어서 먹고 살만해지면 인생이 단순해진다.”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30대에”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 말의 뜻을 곰곰이 곱씹어 보았다. “먹고 살만하면 인생이 단순해진다.” 이 말의 의미는 아마도 고민 많은 10, 20대 청춘들에게 전해주는 말인 것 같다. 어쩌면 고민이 많다는 것이 미안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라며, 이제는 학교라는 곳을 조금 알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면 중고등학생이 되어버린다. 그 뜻은 무엇인가. 입시라는 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을 전장에서 싸우고 나면 어떤 결과를 받았건 허탈함과 함께 다시 한번 도전을 시도하거나, .. 더보기
확신 우리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맡을 수밖에 없는 역할들이 있다. 학교를 예로 든다면 크게 선생님과 학생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 직장을 예로 들면 수많은 상사, 또는 더 올라갈 곳이 없는 상사인 본인, 가장 아래에서 이리저리 굴러가며 일하고 있는 본인이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통틀어 ‘일’이라고 칭하겠다.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주어진 일을 한다. 선생님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또 다른 업무들을. 학교에 있는 학생들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많은 이들이 공부를 하는 것이 그들의 일일 것이다. 또한 직장에 있는 수많은 상사들은 자신이 그 위치에 대한 책임을 지며, 각자의 일들을 처리한다. 더 올라갈 곳이 없는 상사는 내려올까, 걱정하며.. 더보기
달빛 슈퍼문이 뜬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를 읽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어린 시절 내가 보았던 달은 유난히도 컸다. 그래서 지금도 달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때 그 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달이 점점 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시절의 그 큰 달을 다시 보고 싶었다. . 길을 나서니 날은 저물어 있었고, 내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달빛이 아닌 화려한 거리의 조명들이었다. 네온사인이 뿜어내는 그 아름다운 빛깔은 달빛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그 조명들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내민 달이 보였다. 슈퍼문임에도 작아 보였다. . 옛날엔 화려한 조명도 없었고, 아.. 더보기
마음 우리는 항상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마찬가지이다. 면접을 볼 때에는 일에 대한, 또 회사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물을 수 없으니,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왔는지를, 또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를 물어본다. 그 열정을 마음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상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런 것들이 이제 연락의 빈도수,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 같은 것을 얼마나 기억 하는 지에 대해 투영이 된다. 그러한 것들이 서로 맞아떨어진다면 그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살아가다 보면 다분히 많다.. 더보기
위로 우리는 수많은 힘에 겨운 일들에 맞서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성숙해지기도, 일어날 힘을 잃기도 한다. 그것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든, 일어날 힘마저 없게 만들어 버렸던 일이 되었든,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위로이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로 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고, 오늘도 고생 많았어. OO야.”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하루 이틀일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침대에 누워도 정신적인 피로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일이 잠자리에서도 떠오르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언제 침범했는지 모르게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럴 때면, 그 일에 대한 회의와 함께 삶의 회의도 손을 맞잡고 우리를 찾아든다. 그러면 우리는 또 잠 못드는 밤을 지새운다. “왜 이럴.. 더보기
인연 언제 왔다 갔는지 모르게 벌써 8호 태풍 바비가 지나갔다. 그것은 떠들썩했던 여론과 달리 태풍 자체가 조용히 지나간 것도 있고, 8호 태풍인 바비가 오기 전에 어디선가 소멸되었던 1-7호 태풍이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8호 태풍인 바비가 오기 전에 1-7호 태풍이 이미 있었다. 하지만 올해 우리에게 기억을 남긴 것은 8호 태풍인 바비 하나뿐이다. 이어 9호 태풍인 마이삭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그것 역시 주의가 필요한 태풍이라고들 말한다. 그 태풍 역시 우리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태풍과 같이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들이 있다. 바로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라고 칭해지는 인연이다. 우리는 인연에 대해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진정 인연이면 만나겠지.” 이 말을 자세히 살펴보면 자신이 할 수 있는 .. 더보기
태풍 바비 나에겐 태풍 하면 떠오르는 한순간이 있다. 바로, 고등학교 시절 지구과학시간이다. 때는 태풍에 관한 단원을 배우고 있었을 시기였다. 지구과학을 배우기 전부터 매우 익숙한 이름이다. 하지만 막상 배움 속으로 들어가면 태풍만큼이나 새롭게 다가오는 것도 없다. 태풍 하면 막연히 “휩쓸고 지나간다.”라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하지만 태풍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에 있어서 그들을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있다. 진행방향, 진행속도, 중심기압, 중심부근 최대풍속 등 가장 일반적인 것들만 해도 5가지 정도이다. 이 중에서도 중심기압에 대한 추억이 깊다. 때는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중심기압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중심기압이 950hPa만 되어도 엄청난 태풍입니다.” 시간이 흐리어놓은 기억이 생각해.. 더보기
칠월 칠석 누구나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면, 적어도 중국, 일본 3국 중 한 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면 잘 알고 있는 이야기가 있다. “칠월 칠석”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바로, 견우와 직녀 이야기다. 견우는 소를 모는 목동이었고, 직녀는 베를 잘 짜는 사람이었다. 그 둘은 모두 부지런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둘은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렇게 그 둘은 혼인을 약속하고, 부부가 되었다. 부부가 된 둘은 신혼의 즐거움에 빠져 자신들이 하던 일을 망각하고는 게을러져 버렸다. 그것을 본 임금님은 몹시 노하여, 그 둘을 은하수를 가운데에 두고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리고 한 해에 한 번 칠월 칠석에만 같이 지낼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은하수가 가로막는 턱에 한 해에 한 번도 만날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