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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 힘들 때 흐느끼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힘들 때 얼굴을 찡그리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또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런데 힘들 때 웃는 사람들이 있다. 힘든데 어떻게 웃을 수가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 땐 울고, 흐느끼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힘들 때 웃는 사람들. 그들은 어차피 힘들어야 한다면 웃으며 넘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일류가 아니라,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진정한 일류의 삶을 사는 사람이지.. 더보기
지름길 살아가다 보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날이 무수히 많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이쪽이 아닌데...” “나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나는 어디로 내가 흘러가는지 모르고 살아갈 때가 많다. 언제였던가는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이 오기도 했었다. 어느 순간인가 눈을 떠 보면 내가 원치도 않았던 길을 나는 걷고 있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도 내게 그 일을 계속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길로 가면 안 되는데, 사람들은 계속 이 길로 가라고 등 떠밀고 있는 듯했다. 친구들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한 친구가 “이쪽으로 가면 지름길이야.” 라고 말했다. 나는 믿지 못하고 그냥 가던 길.. 더보기
하고 싶던 일 하고 싶었던 일이 절실하게 밀려오는 밤이 있다. 그 밤은 잠을 못 이루게 만들기도 하고, 그날의 추억에 잠겨 헤어 나올 수 없는 시간으로 그 밤을 점철시키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듯이 내게도 하고 싶었던 일이 있었다. 그리고 또 누구나 그렇듯이 나는 그 일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누구나 같은 레퍼토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한 편의 이야기 정도로 끝날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게는 그 어떤 일보다도 절실했고, 그 누구보다도 절실히 바랐던 일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과거로 그 이야기를 표현하는 이유는 이제는 그토록 간절할 자신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다른 것을 도전하기엔 나이도 들었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삶에 불안정성을 끼얹는 격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대로의 삶을 산다면 그 삶의 끝이.. 더보기
가면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모습의 가면을 꺼내든다. 사회에서는 직장에 맞는 가면을, 가정에서는 때로는 철없는 자녀의 모습의가면, 때로는 부모님이라는 모습의 가면, 또 친구들과는 그 시절에 맞는 가면을 꺼내어 쓰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의 가면을 바꾸어 쓴다. 하지만 우리는 가면을 돌려쓰느라 가면 뒤에 있는 우리의 모습을 잘 마주하지 못한다. 우리는 익숙해져 있는 가면 뒤에 숨어 어쩌면 우리의 모습을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가면 뒤에 있는 모습을 아는 이는 얼마 없다. 자신을 포함해서 말이다. 그렇게 시간마다 가면을 바꾸어 쓰며 살아가다 가면에 숨이 막혀 가면 쓰기를 내려놓는 날이면 그제야 가면 뒤의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그렇게 투덜거리며 신세한탄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더보기
잠식 시간은 흐른다. 그래서 우리도 그 시간에 맞게 흘러간다. 과거는 머물러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시간에 잠식된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며 과거에 잠식된다. 또 그렇게 다가올 미래를 놓치기도 한다. 현재를 갉아먹는 과거라는 누에 한 마리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조금씩 먹어 들어오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과거를 살기도 하고, 미래를 살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은 참으로 애틋한 것 같다. 분명 과거에 있는 일이 지금 눈에 아른거리기도 하고, 지금의 내가 찬란한 미래를 바라보기도 하고, 과거에 바랐던 꿈을 현재의 내가 바라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세 종류의 사람 중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많을지. 첫째, 현재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 둘째, 찬.. 더보기
자존심 버렸던 것들이 기어올라오는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쓰레기통에 버려둔 쓰레기에서 올라오는 악취, 잡아서 버린 줄 알았던 벌레, 그리곤 어딘가에 버려두고 기억하지 못하다가 한 번씩 치고 올라오는 우리의 자존심. 우리는 20대에 세상에 던져지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또 많은 것들을 얻는다. 먼저 우리는 우리 자신을 버린다. 그 세상에 내던져짐과 동시에, ‘나’이기를 포기한다. ‘나’이기를 포기한 우리에게는 주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이다. 때로는 학교에서 세상이 이런 곳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몸소 체험하게 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랬더라면 학교에서 품게 했던 희망을 조금 미리 내려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나를 잃어간다. 평상시에는 나를 잃어가.. 더보기
상황 사람마다 처한 상황들이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마주했던 태풍 마이삭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의 어느 곳에는 그저 비만 오다가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는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부산의 어딘가에서는 신호등이 돌아가고, 제주도의 어딘가에서는 1000mm가 넘는 비의 양을 내리기도 하고, 또 어딘가에서는 다가올 태풍을 준비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한 나라 안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으로 많은 것들을 해석한다. 서울에 있는 누군가는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며 흘려 넘길지 모른다. 하지만 1000mm가 넘는 비를 뿌리고 간 흔적을 치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또 눈앞에서 신호등이 돌아가 쓰러져 버리는 것은 본 사람은, 그런 무서운 태풍의 예상 경로 위에 위치해 있는 사람은 어.. 더보기
자급자족 “본인이 벌어서 먹고 살만해지면 인생이 단순해진다.”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30대에”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 말의 뜻을 곰곰이 곱씹어 보았다. “먹고 살만하면 인생이 단순해진다.” 이 말의 의미는 아마도 고민 많은 10, 20대 청춘들에게 전해주는 말인 것 같다. 어쩌면 고민이 많다는 것이 미안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라며, 이제는 학교라는 곳을 조금 알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면 중고등학생이 되어버린다. 그 뜻은 무엇인가. 입시라는 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을 전장에서 싸우고 나면 어떤 결과를 받았건 허탈함과 함께 다시 한번 도전을 시도하거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