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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

우리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맡을 수밖에 없는 역할들이 있다.

 

학교를 예로 든다면 크게 선생님과 학생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 직장을 예로 들면 수많은 상사, 또는 더 올라갈 곳이 없는 상사인 본인, 가장 아래에서 이리저리 굴러가며 일하고 있는 본인이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어떠한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나는 그것을 통틀어 이라고 칭하겠다.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주어진 일을 한다. 선생님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또 다른 업무들을.

 

학교에 있는 학생들은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많은 이들이 공부를 하는 것이 그들의 일일 것이다.

 

또한 직장에 있는 수많은 상사들은 자신이 그 위치에 대한 책임을 지며, 각자의 일들을 처리한다.

 

더 올라갈 곳이 없는 상사는 내려올까, 걱정하며 그 일들을 책임질 것이고, 가장 아래에서, 현장에서 싸우는 사람들은 자신 앞에 닥쳐있는 급박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힘에 겨워할지도 모른다.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위치에 따라 사람들은 이리도 수많은 환경 속에 놓여있다. 그들은 맞은 일이 다르고,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그런데,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생각을 해본다면 어떨까.

 

매일 하는 그 일에 확신이 없는 것이다.

 

내가 선생인데, 가르치는 일에 소질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있어야 할 자격들은 갖추었지만, 다른 이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나만 볼 수 있는 나의 모습이 초라해지는 것이다.

 

내가 학생인데, 나의 일이라고 할 수 있는 공부에 나는 소질이 없는 것이다. 펜을 들고 아무리 열심히 끄적여 보아도,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라는 말에 따라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시간을 늘려도 종기 외에는 자라는 것이 없어 보이는 나의 실력을 보며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내가 상사인데, 나는 어디쯤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고, 내가 어디까지 처리해야 할지 모르는 상사인 것이다. 내가 내리는 결정들에 나는 자신이 없고, 그저 사인만 하는, 승인만 떨어뜨려주면 임무가 끝나는 그런 사람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또 나는 상부에서 나오는 지시에 따라 일하는 가장 말단의 사람이다. 나는 지시에 따라 현장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그 지시를 따른다. 다른 것은 없다. 그저 그 지시 하나만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임무인 것이다. 그런 나는 일을 할 때, 나에겐 내가 없다. 그저 일을 하는 나만이 존재할 뿐이다.

 

아마 이런 점이 아이러니 한 점인 것 같다. 같은 사람이지만 다른 위치에 있어야 하고, 또 그렇지만 같은 고민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인생의 수많은 순간에서 수많은 역할을 맡고 그 일을 수행한다. 하지만 필연적으로 그 수많은 일들 중, 우리에게 맞는다고 생각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기왕에 하는 일이라면, 손에 꼽을 일을 조금씩 늘리는 게 맞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을 잃어가며 그 일에 자신을 맞추어가는 것보다는 앞날이 불확실하더라도 자신이 자신에게 확신을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자기 자신 하나 확신 못하는 사람이 어찌 인생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들이니까.

 

 

 

 

내가 하는 일에 내가 확신이 없는데

어찌 이어갈 수 있을까

확신,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