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루

일류 힘들 때 흐느끼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힘들 때 얼굴을 찡그리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또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런데 힘들 때 웃는 사람들이 있다. 힘든데 어떻게 웃을 수가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 땐 울고, 흐느끼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힘들 때 웃는 사람들. 그들은 어차피 힘들어야 한다면 웃으며 넘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일류가 아니라,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진정한 일류의 삶을 사는 사람이지.. 더보기
인생무상(人生無常) 인생무상(人生無常)이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은 대개 삶이란 것은 덧없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 인생을 살아가다 어느 순간인가 뒤를 돌아보며 할 수 있는 말인 듯하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룬 것은 없는, 그럴 때에 사용하는 말인 듯하다. “아, 인생무상이구나. 덧없는 인생, 살아 무엇 하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수도 없이 많다. 가끔씩 찾아오는 ‘인생무상’과 같은 감정 앞에서 한없이 무너져 내리곤 한다. 인생무상이 찾아오는 것을 대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의외로 답은 멀리 있지 않은 듯하다. 인생무상이라는 말의 다른 뜻이 있다. 그 뜻은, "변화가 심하여 아무 보장이 없는 인생." 이라는 것이다. 열심히 해 왔지만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맞추어 내가 이루어 왔던 것.. 더보기
지름길 살아가다 보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날이 무수히 많다. “내가 원하는 방향은 이쪽이 아닌데...” “나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걸까?” 나는 어디로 내가 흘러가는지 모르고 살아갈 때가 많다. 언제였던가는 포기하고 싶어지는 날이 오기도 했었다. 어느 순간인가 눈을 떠 보면 내가 원치도 않았던 길을 나는 걷고 있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하면서...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들 하기 싫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도 내게 그 일을 계속하라고 하는 것 같았다. 내가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이 길로 가면 안 되는데, 사람들은 계속 이 길로 가라고 등 떠밀고 있는 듯했다. 친구들과 함께 길을 가고 있었다. 한 친구가 “이쪽으로 가면 지름길이야.” 라고 말했다. 나는 믿지 못하고 그냥 가던 길.. 더보기
여유 옛말에 이런 말이 있다. “다다익선”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또 이런 말이 있다. “과유불급”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이다. 우리는 이 두 이야기를 때에 따라 적절히 사용한다. 뜻이 다른 만큼 두 이야기의 쓰임새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을까. 자신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다다익선이라는 말을 사용한 때가 더 많았다. 누군가가 ‘그렇게 많이 담아서 뭐해?’라고 이야기할 때에 나는 ‘많이 쟁여두면 좋지.’라는 대답으로 정당화했고, ‘그렇게 많이 먹어도 돼?’라는 나를 걱정하는 말을 ‘이럴 때나 이렇게 많이 먹어보지 언제 또 이렇게 먹겠어.’라는 대답으로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에 대한 결과는 어떠했을까. 그렇게 많이 담았던 나의 장.. 더보기
자존심 버렸던 것들이 기어올라오는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쓰레기통에 버려둔 쓰레기에서 올라오는 악취, 잡아서 버린 줄 알았던 벌레, 그리곤 어딘가에 버려두고 기억하지 못하다가 한 번씩 치고 올라오는 우리의 자존심. 우리는 20대에 세상에 던져지면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또 많은 것들을 얻는다. 먼저 우리는 우리 자신을 버린다. 그 세상에 내던져짐과 동시에, ‘나’이기를 포기한다. ‘나’이기를 포기한 우리에게는 주어지는 것이 있다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이다. 때로는 학교에서 세상이 이런 곳이라는 것을 한 번쯤은 몸소 체험하게 해 주었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까지 들게 한다. 그랬더라면 학교에서 품게 했던 희망을 조금 미리 내려놓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함께 나를 잃어간다. 평상시에는 나를 잃어가.. 더보기
인사 누구는 고개 숙여 인사하고 누군가는 그 인사를 받는다. 또 누군가는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다. 참, 이상한 표현이다. “인사를 하고, 인사를 받는다.” 우리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군가를 보면 인사를 해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가르쳤던 사람들도 어디선가는 자신들의 말처럼 인사를 하고, 또 어디선가는 인사를 받고 있다. 이야기 초반에 말했듯이 그 관경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우리가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이 될 때가 있다. 그때의 우리는 이런 말을 한다. “에휴, 저 사람은 자존심도 없네.” 이것도 이상한 점 중 하나이다. 누군가의 인사를 고개 숙이는 사람의 자존심의 정도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은연중에 그 습관이 몸에 배어있는 것이다. 누가 그런 것을 심어주.. 더보기
달빛 슈퍼문이 뜬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를 읽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어린 시절 내가 보았던 달은 유난히도 컸다. 그래서 지금도 달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때 그 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달이 점점 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시절의 그 큰 달을 다시 보고 싶었다. . 길을 나서니 날은 저물어 있었고, 내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달빛이 아닌 화려한 거리의 조명들이었다. 네온사인이 뿜어내는 그 아름다운 빛깔은 달빛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그 조명들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내민 달이 보였다. 슈퍼문임에도 작아 보였다. . 옛날엔 화려한 조명도 없었고, 아.. 더보기
위로 우리는 수많은 힘에 겨운 일들에 맞서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성숙해지기도, 일어날 힘을 잃기도 한다. 그것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든, 일어날 힘마저 없게 만들어 버렸던 일이 되었든,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위로이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로 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고, 오늘도 고생 많았어. OO야.”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하루 이틀일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침대에 누워도 정신적인 피로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일이 잠자리에서도 떠오르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언제 침범했는지 모르게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럴 때면, 그 일에 대한 회의와 함께 삶의 회의도 손을 맞잡고 우리를 찾아든다. 그러면 우리는 또 잠 못드는 밤을 지새운다. “왜 이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