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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일류 힘들 때 흐느끼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힘들 때 얼굴을 찡그리는 것은 당연하다. 모두가 그렇게 살고, 또 그렇게 살아왔으니까. 그런데 힘들 때 웃는 사람들이 있다. 힘든데 어떻게 웃을 수가 있는 것일까? 나는 그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그런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힘들 땐 울고, 흐느끼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최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나에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힘들 때 웃는 사람들. 그들은 어차피 힘들어야 한다면 웃으며 넘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이 일류가 아니라, 힘들 때 웃는 사람이 진정한 일류의 삶을 사는 사람이지.. 더보기
회상 인생을 살다 보면 문득 과거의 일들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 과거의 일들은 대개 좋았을 적에 일이다. 그런데 그런 과거의 일들이 자주 떠오르기 시작했다. 만약, 행복 안에서 살고 있다면 잘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행복한 감정을 느끼기도 벅찬데, 과거의 일까지 회상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과거에 대한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는 건 지금 현재의 힘든 삶, 견뎌내기 힘든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그래도 다행인 점이 있다. 떠올릴, 회상할 과거가 있다는 점이다. 과거를 잘 살아왔기에, 행복했기에, 떠올릴 추억이 있는 것이 아닐까. 힘든 지금 이 순간에 과거처럼만 다시 살아낸다면 미래에 언젠간 오늘을 과거로 회상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회상 ─ 과거에 대한 생각이 자주 날수록 지금이 힘들다는.. 더보기
달빛 슈퍼문이 뜬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 기사를 읽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 어린 시절 내가 보았던 달은 유난히도 컸다. 그래서 지금도 달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때 그 달의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내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달이 점점 작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어린 시절의 그 큰 달을 다시 보고 싶었다. . 길을 나서니 날은 저물어 있었고, 내 눈을 사로잡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달빛이 아닌 화려한 거리의 조명들이었다. 네온사인이 뿜어내는 그 아름다운 빛깔은 달빛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아름다움이었다. 그 조명들 사이로 수줍게 모습을 내민 달이 보였다. 슈퍼문임에도 작아 보였다. . 옛날엔 화려한 조명도 없었고, 아.. 더보기
마음 우리는 항상 상대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마찬가지이다. 면접을 볼 때에는 일에 대한, 또 회사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있는지를 확인한다. 그 마음이 얼마나 되는지 직접 물을 수 없으니, 회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왔는지를, 또 어떤 일을 하게 될 것인지를 물어본다. 그 열정을 마음의 크기와 비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상대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런 것들이 이제 연락의 빈도수,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 같은 것을 얼마나 기억 하는 지에 대해 투영이 된다. 그러한 것들이 서로 맞아떨어진다면 그는 회사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고, 사랑을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살아가다 보면 다분히 많다.. 더보기
향기 좋아하던, 사랑하던 사람을 잊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항상 떠오르고, 항상 생각이 난다. 잊으려고 하면, 그 사람이 생각이 난 것이고, 지우려고 다짐해도 내 마음에 남은 것이다. 하지만 좋아했던 사람도, 사랑했던 사람도 잊어야 하는 상황들이 있다. 뜨거운 사랑을 하다가도 서로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이나. 혼자만의 사랑을 하다가 상대에게 마음이 맞는 이성이 생겼다거나. 어쩌면 한때 자신의 전부인 것 같이 사랑을 하다가 이제는 아무것도 아닌 사이가 되어버린,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그의 생각에 무너져 내린다거나. 우리는 수많은 사랑했던 사람을 잊어야 하는 경우에 놓여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에게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들은 틈만 나면 파고들어와 모든 것들 파헤쳐 버리곤 이내 사라져버린다. 마치 소.. 더보기
거짓말 당장을 살기 위해 다가올 미래를 희생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이 있다. 바로, “거짓말”이다. 우리는 보통 현재를 팔아 미래를 살아가곤 한다. 어쩌면 이 표현에 분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현재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만 우리의 현재를 받쳐서 미래가 다가온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나는 그 사실이 조금은 슬프게 다가온다. 현재를 팔아 미래를 살면 우리의 시간은 그 어디에 있는 것인가. 과연 우리는 어느 시간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조금 슬프긴 하지만 그것이 현실임은 자명하다. 그런 우리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 거짓말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거짓을 말하는가. 보통 거짓말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처했을 때, 혹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상황에서 많이 사용한다. 즉, 거짓말은 .. 더보기
안부 목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가 차오르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습관처럼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 “오늘 힘들지는 않았어?” “그때 말한 그건 조금 괜찮아졌어?” 목 끝까지 차오른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 또 누군가 너무도 버거워 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그럴 때면 우리는 목 끝까지 차올랐던 이야기들을 뒤로 한 채 그들의 이야기를 꺼내어 들어준다. 우리 자신의 아픔을 뒤로한 채 말이다. 안부를 물을 때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희생한다. 그리고 그 희생은 목 끝까지 차오른 우리네 이야기를 잠시 머금게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 안에 담는다. 털어놓기도 바쁜 순간에 우리는 그 이야기들까지 흡수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거 들어주는 게 뭐.. 더보기
더 아름다운 것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것들에도 가치를 부여하곤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자신에게도 말이다. 어찌 사람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모두에게는 각자의 색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있는 법인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봉으로, 월급으로, 시급으로 우리의 가치를 한정한다. 더 가치 있음으로 모르고 우리는 그 한정된 가치 속에서, 그 가치만큼만으로 살아간다. 이런 습관은 아름다운 것을 볼 때도 나타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도 더 아름다운 것들을 찾는다. “와, 진짜 아름답지 않아?” “아니, 이것보다는 저게 더 아름다운 것 같은데?” “아니, 그때 그게 더 아름다웠지.” 그 아름다움의 대상은 물건일 수도, 지난 추억일 수도, 어쩌면 사람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