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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

우리는 수많은 힘에 겨운 일들에 맞서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더 성숙해지기도, 일어날 힘을 잃기도 한다.

 

그것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든, 일어날 힘마저 없게 만들어 버렸던 일이 되었든,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위로이다.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위로 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고, 오늘도 고생 많았어. OO.”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하루 이틀일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침대에 누워도 정신적인 피로는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일이 잠자리에서도 떠오르는가 하면, 어느 순간에는 언제 침범했는지 모르게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럴 때면, 그 일에 대한 회의와 함께 삶의 회의도 손을 맞잡고 우리를 찾아든다. 그러면 우리는 또 잠 못드는 밤을 지새운다.

 

왜 이럴까?”

 

내 인생은 왜 이럴까?”

 

결국은 자학적인 질문들로 우리의 밤이 점철된다. 그때부터는 평범한 밤도 고통스러운 밤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이다.

 

그런 잠 못이루는 밤들은 우리를 돌이킬 수 없는 시간속으로 끌어들인다. 그럴 때면 우리는 흐르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다.

 

돌아간 과거에는 대개 두 가지 종류의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좋았던 일과 좋지는 않았지만 견뎌왔던 나날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그런 날이 오면 우리는 좋았던 날을 연모하기도 하고, 좋지 못했던 날을 회상하면 현재를 위로하기도 한다.

 

좋았던 날은 우리에게 시간을 돌리고 싶게 한다.

 

그때 정말 좋았는데... 그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좋았던 때를 생각하면 우리는 그 안에 빠져들어버려, 또 다른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반면, 좋지 않았던 날을 떠올리며는 이런 생각들을 한다.

 

그때 정말 힘들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네.”

 

분명 그때의 기억보다는 현재가 더 쉬울런지는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라는 세월속에서 미화된 기억이 덜 힘들었던 과거를 그저 힘들었었던 기억정도로 저장해서 더 힘든 현재를 망각시키게 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참 모순적이다. 힘들었던 날들이 지금의 버거움을 견딜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참 모순적이다

힘들었던 날이 힘이 된다는 것

위로,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