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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본인이 벌어서 먹고 살만해지면 인생이 단순해진다.”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30대에라는 단서가 붙어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 말의 뜻을 곰곰이 곱씹어 보았다.

 

먹고 살만하면 인생이 단순해진다.”

 

이 말의 의미는 아마도 고민 많은 10, 20대 청춘들에게 전해주는 말인 것 같다. 어쩌면 고민이 많다는 것이 미안한 표현인지도 모른다.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 모른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자라며, 이제는 학교라는 곳을 조금 알겠다, 라는 생각이 들 때면 중고등학생이 되어버린다. 그 뜻은 무엇인가. 입시라는 전장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그마치 6년이라는 시간을 전장에서 싸우고 나면 어떤 결과를 받았건 허탈함과 함께 다시 한번 도전을 시도하거나, 만족스러운 또 만족스럽지 못한 이들이 대학에 가기도, 사회에 나가기도 한다.

 

사회에 나가기만 한다고 해서 끝이 난 것이 아니다. 누군가는 대학을 졸업해야 하고, 누구는 어린 나이의 세상을 너무도 빨리 알게 되어버리기도 하고, 그 속에서 처절하게 씨름하게 된다. 6년이라는 시간을 전장에서 싸워온 것이 무색할 정도로 세상이라는 광활한 전장은 녹록지 않다.

 

그렇게 20대의 초중반을 보내게 된다. 그 순간들에도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바꾸어 볼 수 있는 희망이 우리에겐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누군가는 중반을 군대에서 보내게 된다. 또 누군가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배운 것을 사용할 수는 있을지, 고민하고 세상에 부딪치면 20대의 중반을 살아간다.

 

그렇게 군대에서 돌아오고, 대학을 졸업하고 세상에 대해 조금은 익숙해질 즈음, 우리는 20대의 후반을 살아가고 있다. 이제는 조금은 익숙해져 버린 전장에서의 삶이 우리의 마지막 남은 희망마저도 가져가버린다.

 

그렇게 우리는 무언가를 바꾸기보다는 우리가 그 안에 맞추어져 살아가는 것이 더 효율적임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발버둥 치는 사람만 힘이 빠지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세상에 익숙해진 우리는 30대가 된 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을지 모른다.

 

본인이 벌어서 먹고 살만해지면 인생이 단순해져.”

 

 

 

 

본인이 포기를 했든, 아니면 세상과 타협을 했든, 아니면 자신이 꿈꾸는 것을 이루었든.

그것은 자신의 선택에 대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조금은 부족하지만 꿈을 향해 나아갔느냐. 아니면 그것을 포기하고 안정적인 것을 택했느냐.

또 둘 다 이루었거나, 그렇지 못했거나

자급자족,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