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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사람 미안한 감정을 가져오는 사람이 있다. 미안하다는 뜻을 대변하는 사람이 있다. 우린 살아가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또 수많은 사람과의 이별을 경험한다. 그렇게 흘러가는 만남과 이별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생긴다. 누군가에게는 악의 감정이 생길 수도, 또 누군가에게는 애틋한 감정이 생길 수도 있다. 이렇듯 대개 사람은 그에 맞는 감정을 가져온다. 그런데 미안함 감정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은 대부분 그에 맞는 보답을 하지 못했거나, 과분한 것들을 받았지만 돌려주기는 내키지 않는 경우들이다. 그런 때에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미안한 감정이 그리 긍정적인 감정은 아님을 느꼈다. 미안함에 따른 유의어를 보아도 그렇다... 더보기
품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을 품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단지 그 사람보다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조금은 더 나은 위치에 있으려는 마음 또한 아닐 것이다. 그것은 단지 무엇 하나라도 내가 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리라. 그런데, 품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람이거나, 품으려는 상대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 품으려는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게 됨을 느끼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나는 그중에서도 품으려는 상대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 품으려는 사람이 그 사람의 앞에서 작아짐을 느끼는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작은 그릇은 큰 그릇을 품을 수 없다.” “절대로 작은 물통은 많은 물을 담아낼 수 없다.” .. 더보기
표정 잊고 있던 옛 사진을 본 적이 있다. 분명 그때의 기억은 좋은 기억이 아니었는데, 사진 속의 나는 웃고 있었다. 그리곤 사진첩에 있던 사진을 둘러보았다. 카메라를 인식하고 찍은 거의 모든 사진 안의 나는 웃고 있었다. 그것이 좋은 추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살다 보면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을 일들이 너무도 많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을 좋지 않은 시간들로 보냈다면, 좋지 않은 표정들로만 그 시간들을 채워간다면 우리네 삶은 어떠했을까. 그만큼이나 비참한 삶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흐르고 있는 수도꼭지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행동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힘든 시간들이더라도 우리가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가장 작은 부분이자, 큰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있다.. 더보기
더 아름다운 것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것들에도 가치를 부여하곤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자신에게도 말이다. 어찌 사람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모두에게는 각자의 색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있는 법인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봉으로, 월급으로, 시급으로 우리의 가치를 한정한다. 더 가치 있음으로 모르고 우리는 그 한정된 가치 속에서, 그 가치만큼만으로 살아간다. 이런 습관은 아름다운 것을 볼 때도 나타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도 더 아름다운 것들을 찾는다. “와, 진짜 아름답지 않아?” “아니, 이것보다는 저게 더 아름다운 것 같은데?” “아니, 그때 그게 더 아름다웠지.” 그 아름다움의 대상은 물건일 수도, 지난 추억일 수도, 어쩌면 사람일 .. 더보기
무너지다 유독 사람이 힘들 때, 자신이 쌓아왔던 것을 잃었을 때,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무너지다”이다. 무너진다는 표현은 대개 건물이나 사물에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때로는 사물에 사람을 빗대어 설명하는 의인화의 작업과 같이, 사람을 사물에 비유한 것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전은 다르게 설명한다. “몸이 힘을 잃고 쓰러지거나 밑바닥으로 내려앉다." 이것 말고도 “무너지다”에 대한 정의가 많이 있지만 보통 생각하는 정의는 없었다. "건물이나, 탑 따위가 아스러져 내려앉다“ 되려 사전은 사람에 대한 “무너지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정의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건물이 무너지는 경우보다 사람이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느 쪽이든 무너진다는 것은.. 더보기
장마 눈물이 촉촉이 마음을 적시기 시작한다. 비단 그 눈물은 마음뿐만 아니라 메말랐던 많은 부분을 적셔간다, 그것이 발단이 되었는지, 그것의 감정은 더욱 격해진다. 하루, 이틀 메말랐던 것들을 촉촉이 적셨던 그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흐른다. 그렇게 세찬 눈물을 퍼붓다가는 대성통곡으로 정점을 찍는다. 그렇게 여러 가지의 감정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가면 그제야 다시 촉촉이 적셨던 눈물로 돌아간다. 대개 눈물이 촉촉한 습도로 우리를 적시기 전에 우리는 화창한 날에 뜨거운 열정을 더해 살아가는 날이 많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상 현상들이 겹치면서 하늘의 구름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견디다 못한 하늘의 구름은, 우리의 마음은 이내 비로 또 눈물로 바뀌어 그 뜨거움을, 그 열정을 식힌다. 그것은 우리가 직접 .. 더보기
편지 이제는 너무도 애틋한 단어가 되어버린 것이 있다. 바로, “편지”이다. 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 sns가 고도로 발달해 편지를 잘 사용하지 않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편지라는 단어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안에 담긴 애틋함을 기억하고 있다. “왜 일까?” 분명 편지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자명함에도 말이다. 우리는 흔히 “편지”라는 단어를 들으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있다. 우편물로서 우체통에 배달되어 우리가 열어보는 것을 우리는 편지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올린다. 하지만 편지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이렇다. “안부, 소식, 용무 따위를 적어 보내는 글” 그렇다. 편지의 의미에 어디서도 “우편물”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즉,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문자, sns, 심지어는 그럼에도 우리가 .. 더보기
톱니바퀴 언젠가, 톱니바퀴 여러 개가 맞물려 돌아가는 벽 시계를 본 적이 있다. 여러 개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쉬지 않고 돌아가니 조금은 어지럽기도 했고, 왠지 모를 익숙함이 시계를 바라보고 있는 나를 사로잡았다. “왜일까.” 왠지 모를 익숙함을 찾아내기 위해 한동안 그곳에서 자리를 지켰다. “야, 어제 너 없어서 고생 진탕했잖아!” “아, 미안 어제는 약속이 있었어.” 어디선가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로 다른 파장의 두 남자의 목소리였다. “후, 다음부터는 대타라도 구하고 쉬어.” “어제는 진짜 급해서 그랬어. 미안. 내가 밥 살게.” 두 마디의 대화가 더 오가고 그들은 밖으로 나갔는지 문소리가 들려왔다. 그 둘의 대화는 한동안 자리를 지키던 나의 머리를 때렸다. 우리네 삶이 톱니바퀴와 너무도 유사했던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