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필

괜찮아요 힘들어하고 있는 것 같은 사람에게 . “괜찮아요?” . 라고 물어보면 모두들 이렇게 대답한다. . “괜찮아요.” . 사실 물어보는 사람도 알고 있다. 정말 괜찮은지 그렇지 않은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괜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괜찮다고 한다. 그 대부분의 사람들에 나도 포함될 것 같다. 괜찮냐고 물었을 때, 괜찮다고 대답했기에. . 어떻게 보면 괜찮다는 말에는 참으로 많은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정말 괜찮다는 뜻일지도 모르고, 말할 기분이 아니라는 표현일지도 모르고,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지도 모르기에. . 괜찮다는 말에는 무수히 많은 뜻을 담고 있다. . 괜찮아요 ─ 괜찮다고 하지 마요. 안 괜찮은 거 다 알아요. 괜찮다고 한 사람 중에 정말 괜찮은 사람 없거든요. 더보기
명확치 않은 날씨 명확하지 않은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이다 비가 오는 것도, 그렇다고 오지 않는 것도 아닌 날씨. 밝지도, 그렇다고 밤처럼 완전히 어둡지도 않은 그런 날씨. 해가 뜨는 것도, 그렇다고 구름이 완전히 없는 것도 아닌 날씨가,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드러내는 폭우와 폭염 사이에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내겐 도움이었다. 그들은 도움을 청할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이 없는 내게는 그들이 도움이었다.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너무도 많은 감정이 마음에 드리운다.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릴 것 같은 폭우.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지게 만드는 폭염. 젖어가는 마음이 마를 새 없이 그 무게를 더해가는 장마. 마음에는 더없이 소중한 날들인 맑은 날. 적당한 수분으로 메말랐던 우리의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 더보기
장마 눈물이 촉촉이 마음을 적시기 시작한다. 비단 그 눈물은 마음뿐만 아니라 메말랐던 많은 부분을 적셔간다, 그것이 발단이 되었는지, 그것의 감정은 더욱 격해진다. 하루, 이틀 메말랐던 것들을 촉촉이 적셨던 그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흐른다. 그렇게 세찬 눈물을 퍼붓다가는 대성통곡으로 정점을 찍는다. 그렇게 여러 가지의 감정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가면 그제야 다시 촉촉이 적셨던 눈물로 돌아간다. 대개 눈물이 촉촉한 습도로 우리를 적시기 전에 우리는 화창한 날에 뜨거운 열정을 더해 살아가는 날이 많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상 현상들이 겹치면서 하늘의 구름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견디다 못한 하늘의 구름은, 우리의 마음은 이내 비로 또 눈물로 바뀌어 그 뜨거움을, 그 열정을 식힌다. 그것은 우리가 직접 .. 더보기
질투 우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느낄 때가 생각 외로 많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볼 때, 다른 이가 좋은 일로 남들의 입에 오를 때,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다정해 보이는 대화를 나눌 때까지. 우리의 삶에 침투해오는 그 감정은 가볍지만은 않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노력은 보지 않고, 현재의 그 모습만을 보고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그곳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보지 못하고, 과정의 결과만을 보고 부러움을 느끼고, 그 자리를 탐하는 것이다. 그 감정은 우리가 그것에 얼마나 중점 두느냐에 따라, 다른 크기로 다가온다. 한 번은 누군가 이런 말로 고민을 상담해 온 적이 있었다. 본인이 홀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계속 이성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더보기
노래 다섯 가닥의 선 사이를 넘나드는 음들. 그 음들이 모여 만들어 내는 멜로디. 노래에 필요한 그 멜로디들은 우리와 너무도 닮았다. 아니, 어쩌면 우리보다 훨씬 더 뛰어난, 우리가 존경해야 하는 이들일지도 모른다. 각각의 음들은 불평하지 않고, 주어진 선들을 넘나들며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그 자리가 높은 자리든, 그렇지 못하든. 그런 음들이 모여 아름다운 멜로디가 만들어진다. 멜로디라는 그들만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멜로디와 같이 아름다운 세상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 아름다운 멜로디엔 미치지 못한다. 우린 각각의 음들과 달리 자리를 고집한다. 절대 자신의 자리를 양보할 수 없고, 하더라도 의도가 불순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렇게 자신의 자리만 고집하는 우리의 세상은 .. 더보기
기차 기차역은 항상 사람들로 붐볐다. 대부분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나의 기분도 조금은 좋아지는 것 같았다. 사실 내가 기차역을 찾은 것은 인생에 대한 회의감 때문이었다.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또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그것을 찾으려 여행을 떠나려던 참이었다. 회의감의 무게는 꽤나 무거웠다. 기차가 버텨내고 있는 승객의 무게만큼. 기차 한 대가 빠르게 지나갔다. 내 눈앞에서 기회를 놓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으려 노력했다. 내가 찾는 것은 기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랜만의 여행에 대한 설렘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목이 탔다. 가방을 열어 물을 홀짝이는 사이 기차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서둘러 가방을 정돈하고 기차에 몸을 실었다. 여행에도 서두르고 있는 나 자신이 .. 더보기
얼룩 요즘은 옷에 얼룩이 묻더라도 어렵지 않게 지울 수 있다. 얼룩을 지우는 방법이나 용품이 많이 나온 까닭이다.그런데 그리 오래 거슬러 가지 않아도, 얼룩이 잘 지워지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지금도 그런 도구 없이는 얼룩이 지우기 쉽지 않은지도 모른다. 옷에 얼룩이 묻는 것은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된다. 밥을 먹다 옷에 흘리거나, 국물이 튀거나, 아니면 남이 쏟는 무언가를 피하지 못해 옷에 스며드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한 가지 행동으로 통일되는 경우가 많다. 모두 그 얼룩을 지우려 안간힘을 쓴다. 얼룩을 지울 수 있는 도구가 있는 사람은 그것으로 해결하겠지만, 그것마저도 없는 사람은 화장실로 향한다. 화장실로 향한 사람은 얼룩과의 씨름을 시작한다. 옷에 물을 묻히고 .. 더보기
우리는 수많은 감정을 머금고 살아간다. 수많은 일들로부터 파생되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감정이라 일컬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런 감정은 대개 두 가지로 나뉜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감정이거나, 무거워진 감정을 조금은 가볍게 덜어줄 수 있는 감정이거나. 하지만 대부분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후자보다는 전자의 일이다. 우리는 기쁜 일을 겪었을 때보다, 마음 상하는 일을 겪었을 때를 더 기억한다. 아니 기억한다는 표현보다 기억에 남는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 둘은 기억을 유지시키는 기간 또한 달라서 하나의 감정이 무거워진 감정을 조금 덜어갈 때면, 또 하나의 감정은 기다렸다는 듯이 밀려와 우리의 마음을 덮친다. 그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