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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눈물이 촉촉이 마음을 적시기 시작한다. 비단 그 눈물은 마음뿐만 아니라 메말랐던 많은 부분을 적셔간다,

 

그것이 발단이 되었는지, 그것의 감정은 더욱 격해진다. 하루, 이틀 메말랐던 것들을 촉촉이 적셨던 그 눈물은 그칠 줄 모르고 흐른다.

 

그렇게 세찬 눈물을 퍼붓다가는 대성통곡으로 정점을 찍는다. 그렇게 여러 가지의 감정이 우리를 휩쓸고 지나가면 그제야 다시 촉촉이 적셨던 눈물로 돌아간다.

 

대개 눈물이 촉촉한 습도로 우리를 적시기 전에 우리는 화창한 날에 뜨거운 열정을 더해 살아가는 날이 많다.

 

하지만 여러 가지 기상 현상들이 겹치면서 하늘의 구름을,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견디다 못한 하늘의 구름은, 우리의 마음은 이내 비로 또 눈물로 바뀌어 그 뜨거움을, 그 열정을 식힌다.

 

그것은 우리가 직접 하기 전에는 알지 못했던, 실망스러운 부분일 수도 있고, 어떤 여러 복잡한 관계들이 그렇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날씨도 같은 메커니즘으로 움직인다. 여러 기단이 마주쳐 여러 기압이 형성이 되고 그것들의 상호작용으로 그 많은 것들을 흘려낸다.

 

하지만 뜨거움 뒤에 차가운 면이 있다. 화창한 날씨 뒤에 어두움이 있다.

 

우린 그 뜨거운 열정 뒤에 숨겨놓은 우리의 버거움을, 그 힘들을 굳이 견뎌내기만 할 필요는 없다.

 

우리 그 화창한 날씨 속에 숨겨둔 어두움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장마와 같이 털어내는 그 순간이 우리에게 필요할지 모른다.

 

우리의 열정이 그 열기가 그 비에 식어 돌아오지 않는 한이 있더라도.

그것이 진정한 장마였다면, 더 뜨거운 열정으로 타오를 테니 말이다.

 

 

 

그들도 그동안 쌓아왔던 게 많았나 보다

이토록 무참히도 퍼붓는 걸 보니

장마,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