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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상하게도 들으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다. 얼마의 시간을 우리가 마지막이라는 단어로 한정하든 그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애틋함을 불러 일으킨다. 순전히 그것이 지금까지의 일들을 마무리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말이다. 그것은 아마, 지난날에 대한 생각들이 뒤죽박죽 엉킨, 우리의 마음이 주는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든, 조금은 좋은 기억으로 미화시키고 싶은, 그래서 그 일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마지막 발악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을 맞이하기 전, 책상은 다 정리가 되었어도, 머릿속으로 생각은 다 정리가 되었어도, 잘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하지만 어떤 마지막은 후련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대개 그런 마지막은 .. 더보기
거짓말 당장을 살기 위해 다가올 미래를 희생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이 있다. 바로, “거짓말”이다. 우리는 보통 현재를 팔아 미래를 살아가곤 한다. 어쩌면 이 표현에 분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현재를 그런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그렇지만 우리의 현재를 받쳐서 미래가 다가온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나는 그 사실이 조금은 슬프게 다가온다. 현재를 팔아 미래를 살면 우리의 시간은 그 어디에 있는 것인가. 과연 우리는 어느 시간을 향유하며 살아가는 것인가. 조금 슬프긴 하지만 그것이 현실임은 자명하다. 그런 우리와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것이 거짓말이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거짓을 말하는가. 보통 거짓말은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처했을 때, 혹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상황에서 많이 사용한다. 즉, 거짓말은 .. 더보기
안부 목 끝까지 자신의 이야기가 차오르는 날이 있다. 그럴 때면 습관처럼 곁에 있는 사람에게 묻는다. “오늘 힘들지는 않았어?” “그때 말한 그건 조금 괜찮아졌어?” 목 끝까지 차오른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의 이야기를 꺼내려 한다. 또 누군가 너무도 버거워 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그럴 때면 우리는 목 끝까지 차올랐던 이야기들을 뒤로 한 채 그들의 이야기를 꺼내어 들어준다. 우리 자신의 아픔을 뒤로한 채 말이다. 안부를 물을 때면 우리는 우리 자신을 희생한다. 그리고 그 희생은 목 끝까지 차오른 우리네 이야기를 잠시 머금게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 안에 담는다. 털어놓기도 바쁜 순간에 우리는 그 이야기들까지 흡수하고 있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거 들어주는 게 뭐.. 더보기
더 아름다운 것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들에 가치를 부여한다. 그래서 우리는 가치를 부여할 수 없는 것들에도 가치를 부여하곤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자신에게도 말이다. 어찌 사람에게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모두에게는 각자의 색이 있고, 각자의 개성이 있는 법인데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연봉으로, 월급으로, 시급으로 우리의 가치를 한정한다. 더 가치 있음으로 모르고 우리는 그 한정된 가치 속에서, 그 가치만큼만으로 살아간다. 이런 습관은 아름다운 것을 볼 때도 나타난다. 우리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면서도 더 아름다운 것들을 찾는다. “와, 진짜 아름답지 않아?” “아니, 이것보다는 저게 더 아름다운 것 같은데?” “아니, 그때 그게 더 아름다웠지.” 그 아름다움의 대상은 물건일 수도, 지난 추억일 수도, 어쩌면 사람일 .. 더보기
무너지다 유독 사람이 힘들 때, 자신이 쌓아왔던 것을 잃었을 때, 많이 사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무너지다”이다. 무너진다는 표현은 대개 건물이나 사물에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때로는 사물에 사람을 빗대어 설명하는 의인화의 작업과 같이, 사람을 사물에 비유한 것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사전은 다르게 설명한다. “몸이 힘을 잃고 쓰러지거나 밑바닥으로 내려앉다." 이것 말고도 “무너지다”에 대한 정의가 많이 있지만 보통 생각하는 정의는 없었다. "건물이나, 탑 따위가 아스러져 내려앉다“ 되려 사전은 사람에 대한 “무너지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정의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건물이 무너지는 경우보다 사람이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었다. 어느 쪽이든 무너진다는 것은.. 더보기
전화 헤어지고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헤어지고도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생길 때면, 대개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한 상황은 보통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제 막 사랑이 시작되었거나, 아니면 사랑을 하고 있었던 경우이거나. 두 경우 모두 사랑이 시작된, 사랑을 하게 된 기간만 다를 뿐, 그 사람이 하루 종일 맴돈다는 것은 같은 현상이다. 후자의 경우, 즉 사랑을 시작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서로를 나눈 후에는 헤어진 후에 전화를 하는 것이나, 만나는 것이 사랑을 처음 시작한 이들보다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을 이제 막 시작한 전자의 경우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사랑의 시작은 대개 혼자만의 사랑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 후 점차 시간이 흘러.. 더보기
계획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공자가 한 말 중의 일부이다. 그 말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렇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만큼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말과 같이 우리는 어떤 일을 들어가기 전에 자신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운다. 그것이 문서로 정리된 계획이든, 머릿속에서 맴도는 계획이든. 하지만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보기 원한다. 과연 우리가 세웠던 계획들이 빠짐없이 실현된 그런 기억이 있는지. 우리의 계획대로 온전히 구현된 일이 있는지를.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큰 틀은 어찌 계획과 맞추어졌는지 모른다. 아니, 결과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우리.. 더보기
질투 우리는 질투라는 감정을 느낄 때가 생각 외로 많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볼 때, 다른 이가 좋은 일로 남들의 입에 오를 때,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성과 다정해 보이는 대화를 나눌 때까지. 우리의 삶에 침투해오는 그 감정은 가볍지만은 않다. 하지만 때로 우리는 그 안에 담겨 있는 노력은 보지 않고, 현재의 그 모습만을 보고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그곳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보지 못하고, 과정의 결과만을 보고 부러움을 느끼고, 그 자리를 탐하는 것이다. 그 감정은 우리가 그것에 얼마나 중점 두느냐에 따라, 다른 크기로 다가온다. 한 번은 누군가 이런 말로 고민을 상담해 온 적이 있었다. 본인이 홀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계속 이성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