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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공자가 한 말 중의 일부이다. 그 말을 조금 더 살펴보면 이렇다.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만큼 무언가를 시작하기 전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이 말과 같이 우리는 어떤 일을 들어가기 전에 자신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운다. 그것이 문서로 정리된 계획이든, 머릿속에서 맴도는 계획이든.

 

하지만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보기 원한다. 과연 우리가 세웠던 계획들이 빠짐없이 실현된 그런 기억이 있는지. 우리의 계획대로 온전히 구현된 일이 있는지를.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았다. 큰 틀은 어찌 계획과 맞추어졌는지 모른다. 아니, 결과는 우리가 계획했던 대로 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은 우리의 계획만큼 순탄치 않은 경우가 많았고, 심지어는 계획과 완전히 틀어져 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그렇다고 우리가 인생을 게임처럼 지우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그러져버린 판을 뒤엎고 새로 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마치 물에 젖은 생쥐처럼, 그 엎질러진 물을 말리고, 그 위에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한 순간에서도 우리는 살아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대로 그만둘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계획을 또 어쩌면 계획안에 담긴 꿈을 이루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쯤에서 또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어그러진 계획을, 그 위기 상황을 우리는 어찌 대처했는가.

 

우리는 우리가 계획했던 결과와 정반대되는 위기 상황에서도 그 결과를 돌려놓기 위해 힘썼다. 어떻게든 우리가 생각하는 결과와 어느 정도는 나란히 설 수 있도록 그 상황들을 대처했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계획을 세워 이룬 것이 우리의 모습이라기보단, 계획이 어그러져 그 상황 속에서 분투하면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과 같았다.

 

계획은 보기 하지 않는 한, 언제든 수정될 수 있다. 그리고 얼마든 대처할 수 있다. 분명 그 과정이 버겁고 힘겨울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은 끝까지 놓지 않는 자가, 뜻을 이룰 수 있다.

 

고대 로마의 작가인 푸블릴리우스 시루스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남겼다.

 

“변경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나쁜 계획이다”

 

이 말과 같이, 마지막까지 놓지 않아야 우리는 계획을 수정할 수도, 또 그 계획을 만들어 갈 수도 있다. 그 어느 누가 처음부터 별을 딸 수 있겠는가. 원하고, 바라고, 그래서 다가가다 보면, 이룰 수 없는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그 별의 조각이라도 주울 수 있는 것이다.

 

 

 

 

 

 

계획에 없던 일들이

나를 만들어 갔다

계획,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