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마지막

이상하게도 들으면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마지막이라는 단어다.

 

얼마의 시간을 우리가 마지막이라는 단어로 한정하든 그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애틋함을 불러 일으킨다. 순전히 그것이 지금까지의 일들을 마무리한다는 의미 이상으로 말이다.

 

그것은 아마, 지난날에 대한 생각들이 뒤죽박죽 엉킨, 우리의 마음이 주는 선물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든, 조금은 좋은 기억으로 미화시키고 싶은, 그래서 그 일에 대해서는 마음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의 마지막 발악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을 맞이하기 전, 책상은 다 정리가 되었어도, 머릿속으로 생각은 다 정리가 되었어도, 잘 정리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마음이다.

 

하지만 어떤 마지막은 후련함을 가져오기도 한다. 대개 그런 마지막은 자신이 억지로 해왔거나, 버거움에 사로잡혀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감정은 그 기억을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 발악을 하는데, 그 감정이 후련함이다.

 

우리는 후련한 감정은 상쾌함을 동반한다. 그런 감정으로 바라보는 하늘은 어찌 그리도 푸르른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분명 마지막이 아니었을 때도, 같은 하늘임에도, 말이다.

 

그렇게 마지막을 상쾌함으로 장식하면 그간의 고통과 버거움은 대개 기억에까지 전해지지 않는다.

 

그 대신

 

그때 많이 힘들었었지.”

 

정도의 기억으로 순화되어 기록된다.

 

그리곤 되려 그 기억이 힘이 된다. 참으로 모순적이다. 힘들었던 기억이 힘이 된다는 게. 하지만 때로는 그 기억에 의존하며 살아간다.

 

그때는 이런 힘든 일도 있었지. 그것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네.”

 

분명 아무것도 아니지 않은데,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 버거움을 또 이겨낸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후련한 감정을 지니고 살아가는가.

 

 

 

 

마지막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많은 것이 괜찮게 되었다.

마지막,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