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상황

사람마다 처한 상황들이 다르기 마련이다. 우리가 마주했던 태풍 마이삭도 마찬가지이다. 서울의 어느 곳에는 그저 비만 오다가 언제 왔는지도 모르게 지나가는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부산의 어딘가에서는 신호등이 돌아가고, 제주도의 어딘가에서는 1000mm가 넘는 비의 양을 내리기도 하고, 또 어딘가에서는 다가올 태풍을 준비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을지 모른다.

 

이렇게 우리는 한 나라 안에 있으면서도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으로 많은 것들을 해석한다. 서울에 있는 누군가는 왜 이렇게 호들갑이냐며 흘려 넘길지 모른다.

 

하지만 1000mm가 넘는 비를 뿌리고 간 흔적을 치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할까. 또 눈앞에서 신호등이 돌아가 쓰러져 버리는 것은 본 사람은, 그런 무서운 태풍의 예상 경로 위에 위치해 있는 사람은 어떠할까.

 

우리는 많은 순간을,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순간을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에서, 또 관점에서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세상에는 수많은 나와는 다른 사람이 존재한다. 어쩌면 나와 의견이 일치하는, 나와 상황이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것보다도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를 정도로 말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상황도 아니고 곁에 있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분하다.

 

멀리 있는, 어쩌면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의 상황은 그렇게 잘 이해해 주면서도 언제나 우리의 곁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각박한 우리의 마음과 판단이 수도 없이 많아진다.

 

어쩌면 곁에 있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고, 같이 공감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인데도 말이다.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의 상황은 그리 중요치 않았다

다만 곁에 있는 사람의 상황보다는 내 상황이 더 중요했고

 

내 상황보다는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들이 더 중요했다

상황,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