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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

 건축물에 있어서 천장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일차적으로는 뜨거운 태양빛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비가 오거나 우박이 떨어질 때,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천장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역할들이 숨어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장이 지금 나열한 일차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순간에는 어떻게 되겠는가. 우리는 뜨거운 태양빛에서 나오는 열은 온전히 감당해 내야하고, 세차게 내리는 비와 무섭게 떨어지는 우박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장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대부분은 천장은 일차적인 역할을 잘 수행해내기 때문이다.

 

 언젠가 부실공사에 대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공사 내용에는 천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공사가 끝나고 장마철이 시작되었다. 장마철이 시작되니 천장에서 비가 새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급한 대로 양동이를 비가 새는 천장 아래에 두었다. 그리곤 젖어가는 천장을 말려가며 비가 그치길 기다렸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비가 그치길 기다리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비가 오는 중에는 공사를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게 비가 그치고, 다시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공사를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천장에, 또 그리고 벽에 푸르스름한 것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곰팡이였다. 공사가 진행될 때, 젖었던 천장과 벽을 말리지 않고 한 대가였다. 그런 그들은 다시 한번 공사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하나의 글을 본 적이 있는데, 그것은 비좁은 단칸방의 이야기였다. 그곳에는 수많은 단칸방들이 양옆, 아래위로 비좁게 붙어있었다. 그렇기에 평수를 넓게 할 수도, 아래위를 높이 할 수도 없었다. 그들은 팔을 뻗기도, 몸을 곧게 펴서 일어서는 것조차 버거웠다.

 

 제대로 되어진 천장은 우리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엔 우리에게 자신의 무게까지 더해 우리가 갑갑함을 느낄 수밖에는 없는 짓누름으로 다가온다.

 

 또 언젠가는 몽골의 밤하늘이 그렇게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밤하늘을 바라볼 테면, 텐트의 윗부분을 열고 누워서 바라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때론 돗자리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렇게 그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볼 때면, 복잡했던 우리의 마음이 단 한순간에 맑아지는 경험을 하기도, 또 평안해진 마음을 안고 돌아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참 모순적이다. 누군가는 천장이 있음에도 그 천장에 의해 짓눌리는 경우가 있고, 누군가는 돗자리 하나만으로도 온 하늘을 담은 것과 같은 평안함을 얻으니 말이다.

 

 천장이 있는 한 우리는 수직으로 하늘을 올려다보지 못한다.

 

 우리는 때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를 보호해 주던 것이 되려 우리를 막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보호막인가

짓누름인가

 

보호막인가

볼 수 없게 막는 한계인가

천장,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