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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미련함을 어리석음에 비유하곤 한다.

 

와 저 사람 진짜 미련하다. 어떻게 저걸 저렇게까지 하고 있지?”

 

이 한마디에는 그 대상이 어리석었음을 일컫는 뉘앙스가 스며들어 있다.

 

이것은 비단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련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만 봐도 그러하다.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릴 정도로 매우 어리석고 둔함

 

미련이라는 사전적 정의를 단 한 번도 찾아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연중에 사전의 의미대로 그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은 다르다. 미련함이 차이를 만들어낸다.

 

사전적 의미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이렇다.

 

터무니없는 고집

 

어리석음

 

둔함

 

한 문장에 좋지 않은 단어가 3번이나 들어간다. 단 한 문장에 말이다. 이 정도로 미련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은 듯하다.

 

먼저, “터무니없는 고집을 살펴보기 원한다. 대부분의 미련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고집을 가지고 그 일을 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것은 타인이 그 사람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미련하다고 바라보는 그 사람의 내면에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담겨있다. 누구보다 더 큰 열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을 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되지도 않을 걸 왜 저렇게 열심히 하는지. 하여튼 고집만 쎄 가지고

 

누군가의 희망이 고집이 되어버리는 순간이다. 너무 슬프지 않은가. 누군가, 내가 꿈꾸는 희망을 고집이라고 표현한다면.

 

두 번째는 어리석음이다.

 

어리석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러하다.

 

슬기롭지 못하고 둔하다.”

 

어리석다는 뜻에도 둔하다라는 뜻이 포함된다. 그 뒤에 둔함이라는 단어가 붙음에도 말이다. 반복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는 풍조에도 두 번이나 사용하는 것을 보면 정말 둔하게 보였음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도 그렇다. 실제로 그들은 많은 움직임이 없다. 자신이 정해둔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이 정해둔 목표가 명확하기에 크게 흔들림이 없는 것이다.

 

반면, 목표가 명확하지 않으면, 흔들리기 쉽고, 유동적이다.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하면 이곳이 맞는지 탐색하기 때문이다.

 

또한 난관이 닥쳐와도 그들은 목표가 뚜렷하기에 그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의 경로 수정만을 하지 크게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이들은 어떠한가. 심하면 그 목표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방향을 아예 돌릴 수도 있다.

 

어쩌면 사람들이 표현하는 둔하다는 그들의 우직함을 표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또한 어리석음에는 슬기롭지 못하다라는 뜻이 담겨 있는데, 우리는 누군가가 슬기로운지 그렇지 못한지 판단할 수 없다. 이 단어는 무척이나 결과론적이기 때문이다.

 

슬기롭다의 유의어로는 지혜롭다”, “총명하다”, “현명하다”, “영민하다등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단어를 자세히 살펴보면 결과적으로 나타나야 그렇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 지혜롭게 판단을 내리고 일을 했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지혜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이고, 영리하고 재주가 있어 보이는 행동을 한 사람에게 우리는 총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어질고 사리에 밝은 일을 한 사람을 본 뒤에야 우리는 현명하다는 말을 붙일 수 있고, 영특하고 민첩한 행동을 한 사람을 본 뒤에야 우리는 그 사람에게 영민하다는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그만큼 시간을 들였는데도 결과가 안 나오면 그게 어리석은 거지 뭐예요?”

 

하지만 그들에게는 과정 중에 있는 시간이다. 어리석다는 표현은 그들이 그 일을 그만두었을 때 해도 늦지 않다.

 

이렇듯 우리는 온갖 좋지 않은 단어들을 붙여 미련함 사람을 표현하곤 한다.

 

하지만 이제는 미련해 보이는 사람을 다르게 표현했으면 좋겠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꿋꿋이 이루어나가는 사람.

 

어쩌면 그 미련해 보이는 사람이 가장 알고 있다. 자신이 얼마나 미련한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무모한 짓을 하고 있는지.

 

하지만 그 사람에게는 자신의 미련함 가운데서 피워낸 아름다움이 진정한 아름다움이지 않겠는가.

 

 

 

 

 

미는 대개,

그의 미련함에서 나온다

, 김경민